검소한 삶 속에서 천 명이 넘는 인생을 변화시킨 한 사람,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SNS와 넷플릭스를 통해 퍼진 이 울림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 우리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사실 김장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왜 갑자기 이 영화가 뜨는거지? 호기심이 생겨서 영화를 보게된게 정확한 이유입니다.
왜 지금, 김장하 선생이 다시 조명받는가
넷플릭스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방영 후 조용히 입소문을 타다,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계기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등장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김장하 장학생’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김장하라는 이름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죠. 문형배 판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전, 김장하 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다큐멘터리 앞부분에서 문형배 판사가 연단에 올라서 소감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감동이 올라와서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는 “내게 고마워할 필요 없다. 나는 사회의 것을 너에게 준 것이니 사회에 갚으라”는 김장하 선생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왔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뜻을 실제로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김장하 선생은 경남 진주에서 60년 넘게 한약방을 운영하며, 평생 자동차 없이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나눈 기부는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하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까지 지원했습니다. 기부액만 100억 원이 넘으며, 국가에 학교를 통째로 헌납한 전무후무한 사례도 남겼습니다. 이 모든 일이, 언론이나 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해야 할 일’처럼 행해졌다는 점이 더 인상 깊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도 그는 스스로를 자랑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이어온 삶을 보여줍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진짜 어른의 모습 아닐까요?
처음에는 별 관심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엄청난 액수를 기부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검새해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자가 얼마를 기부했는지, 몇명한테 기부했는지 취재를 하면 입을 다물어버립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사회에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것인가를 느꼈습니다. 주변에 엄청난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그 돈을 놓지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고 때로는 추하게 느껴집니다. 사회에서 받는 것을 사회로 다시 돌려준다는 정신, 이 말을 실천하며 살고싶어졌습니다. <어른 김장하>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받은 것은 돌려주라.” 김장하 선생은 돈을 모으기보다, 사회에 뿌리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는 “돈은 똥과 같다. 쌓아두면 썩지만, 나누면 거름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거창한 철학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의 삶 자체가 그 진실을 증명합니다. 다큐에서 김장하 장학생들이 고백하는 내용을 보면, 단지 등록금을 받았다는 고마움을 넘어서, 삶의 방향까지 바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시대의 진짜 어른이란?
지금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을까요? 돈과 권력을 좇는 이들이 넘쳐나고, 기부는 ‘브랜딩’처럼 소비되기도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김장하 선생의 삶은 이질적일 정도로 조용하고, 겸손하며, 단단합니다. 이 다큐를 보고 나면,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나 역시 받은 것을 돌려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 그것이 이 다큐멘터리의 진짜 힘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본 뒤, 한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내가 가진 것, 내가 배운 것, 내가 받은 것’을 글로 나누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재산을 기부할 수는 없지만,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것도 나름의 ‘돌려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 시대의 조용한 어른이 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 할지 생각해봤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이 작은 글쓰기부터가 첫걸음이라는 마음으로요.
마무리 정리
<어른 김장하>는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이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조용히 던지는 작품입니다. 이 다큐를 보며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결심을 합니다. 모두가 다르게 받아들이지만, 그 중심에는 공통의 울림이 있습니다. ‘진짜 어른’이란, 받은 것을 기억하고, 다시 사회로 돌려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 저에게도 아주 오래된 경험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학창시절 돈이 없어서 어느 순대국집에서 순대국 한그릇에 소주를 친구 3명이서 나눠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 아저씨가 애들 속버린다고 아저씨가 돈을 내주고 주문을 해준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아들뻘 되는 녀석들에게 술국을 선물해주신 거죠. 그 아저씨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것 같습니다. 나중에 이 빚을 갚고 싶으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들을 도와주라고. 오래만에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내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 한 번쯤, 자신의 어른다움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유가 되신다면, 넷플릭스에서 <어른 김장하>를 꼭 한 번 시청해보세요. 조용한 감동이 당신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겁니다.